우리의 다툼은 당신들 다툼보다 품위 있다 (1/3)
랑야방. 임수. 린신. 린각주.
얼굴을 할퀴는 바람이 날카로웠다. 까마득한 절벽 밑에서 올라오는 바람 소리가 마치 저승에서 원혼들이 울부짖는 소리 같았다. 에일 듯 차가운 겨울 산 냄새를 담은 바람에 절벽 위를 쓸고 지나가는 바람이 섞였다. 피 냄새와 살이 타는 냄새, 죽어가는 사람들과 말들의 신음, 재와 불티도 함께 섞였다.
시야가 흐렸다. 임수는 무거운 눈꺼풀을 깜박였다. 힘든 전투와 긴 행군에 지친 몸은 베이고, 불까지 뒤집어써 한계를 넘긴 지 오래였다. 살갗을 태운 열기가 뼛속을 파고들었지만, 녹초가 된 몸은 극단적인 고통조차 무디게 만들며 휴식을 끌어당겼다. 다시 눈앞이 침침해지며 의식이 가물거렸다. 임수는 퍼뜩 정신을 차리며 이를 악물었다. 정신을 놓치면 안 된다. 아차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다. 임수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임섭과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절벽에 매달린 사람의 체중과 군장 무게를 버티는 손이 아팠다. 힘을 주자 시뻘겋게 달아오른 돌덩이를 쥔 것 같았다. 하지만 손을 놓을 순 없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버지…
“수야.”
“아버지.”
손이 아팠다. 팔이 아팠다. 온몸이 아팠다. 마음도 머릿속도 엉망진창이었다. 분노와 의문과 슬픔이 소년 장수를 집어삼켰다. 다시 한 번 강풍이 불었다. 그 바람에 임수가 아는 목소리가 실려있었다. 이번 전투가 첫 출전인 소년병이었다. 임수보다 세 살이 어린 소년이 어머니를 부르며 죽어가고 있었다. 분노가 시뻘건 칼이 되어 머릿속을 헤집는 것 같았다. 왜? 어째서? 왜 이렇게 된 거지? 어째서 적염군이 이렇게 아군에게 어이없이 몰살당해야 했지? 알 수 없었다. 이해할 수도 없었다. 그러니 반드시 살아야 했다. 이대로 죽는다면 원통해서 저승에서조차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임수는 화기가 속으로 타들어 가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살아야 한다. 나와 아버지는 반드시 살아서 이 원한을, 형제들의 원한을 풀어줘야 한다. 그러니 아버지, 제발.
“살아남거라.”
비틀어 쥐어짜는 듯한 그 목소리는 심상치 않았다. 임수는 놀라서 임섭을 보았다. 아들을 보는 임섭의 눈에는 슬픔과 고통, 그리고 어떤 결심이 보였다. 임수의 입안이 바싹 말랐다. 임섭이 무슨 결심을 했는지 눈을 본 순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적염군을 위해서라도 넌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크고 투박한 손이 힘주어 잡아왔다. 작별 인사 대신이라는 듯.
“아버지.”
그러지 말라고 해야하는데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화기가 헤집은 목에서 소리는 바싹 말라 부서졌다. 임수는 입술을 달싹이는 임수를 마지막으로 보았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놓았다.
“아버지!”
두 사람의 이승에서의 인연이 그렇게 끊어졌다. 절벽 위와 절벽 아래로. 임수는 차마 눈도 깜박이지 못하고 임섭을 바라보았다. 삶과 죽음의 거리만큼 멀어지는 임섭의 얼굴엔 말로 전하지 못한 간절한 기원이 가득했다. 벌린 입으로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임수는 아버지의 처연한 얼굴을 그저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그때 어떤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임수는 그 떠오른 생각을 얼른 지웠다. 이런 상황에서 떠올릴 생각이 아니었다. 물론 따지자면 이 상황이 아니었으면 들지도 않을 생각이었지만,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생각이라는 사실을 제 아무리 천방지축인 임수라 해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임수는 그 불순한 생각을 억누르며 멀어지는 아버지를 보았고, 비통한 감정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
사방이 새빨갰다. 하늘이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울부짖는 소리와 비명,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 쇠붙이가 살을 파고드는 소리. 지옥이 바로 여기였다. 평소 온화하던 이숙이 얼굴을 악귀처럼 일그러뜨렸다. 왜 사옥이 여기 있는지 왜 칼을 겨누는지 의아해하는 순간, 칼이 임수의 가슴 깊이 파고들어 가로질렀다. 그 느낌이 섬뜩했다. 불이 머리 위로 쏟아지고 적염군의 군기가 불에 탔다. 아버지 임섭의 등에 꽂히는 창을 보며 비명을 지르던 임수가 눈을 떴다. 검붉은 하늘은 물러나고 깨끗한 천장이 보였다. 여긴 전장이 아니다. 매령이 아니다.
거친 숨을 몰아쉰 임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손 아래로 이불이 느껴졌다. 그래, 여긴 랑야각이었지. 청량한 향기가 느껴져 고개를 돌리니 열린 창으로 랑야산이 보였다. 바람에 실린 싱그러운 산 냄새를 맡으니 그날 매령에서 바람을 물들였던 피 냄새와 살이 타는 냄새가 떠올랐다. 몸이 떨렸다. 움켜쥔 이불에서 마른 소리가 났다.
어머님은 무사하실까? 경우 형님은? 경염은? 이모님들은? 금릉에 남은 사람들이 연이어 계속 떠올랐다. 임수는 그들을 걱정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이내 다른 감정으로 바뀌었다. 만약 무사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믿을 만한 사람일까? 태어나서 처음 겪은 배신은 임수의 세계를 무너뜨리고 영혼을 비틀었다. 갈기갈기 찢긴 가슴 사이로 천천히 눈을 뜨는 원혼이 느껴졌다. 이제 두 번 다시 의심을 모르고 자신만만하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매령에서 학살당한 형제들의 울부짖음이 귀를 떠나지 않았다. 원한을 갚아달라고 임수를 재촉했다. 하지만 어떻게? 시선을 내리자 털이 수북한 손이 보였다. 비참했다.
“끄어…으…”
흐느껴도 굳어버린 혀는 짐승 소리만 만들었다. 적염군이 자랑하던 소년 장수 임수는 이제 없었다. 무력하고 피에 환장했던 짐승만 한 마리 남았을 뿐이다.
“으허… 끄으으…”
눈물이 얼굴을 덮은 털에 스미는 느낌이 미칠 정도로 생생했다. 그때였다.
*******
“가엾지도 않으냐? 그 아이 좀 그만 괴롭히거라.”
“거 말씀 참 이상하게 하시네. 누가 들으면 제가 힘없는 환자나 괴롭히는 몹쓸 놈인지 알겠습니다. 치료 전에 해독 과정을 버티려면 몸이 따라줘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체력을 키우는 탕약을 줬는데 쓰다고 투정을 부려서 좀 얌전하게 만들어서 먹였을 뿐입니다.”
방문 너머 복도에서 린각주와 린신의 말소리가 들렸다.
“애 혈을 눌러서 약을 쏟아붓는 바람에 사레를 들리게 해놓고 큰소리냐?”
“그러게 처음부터 얌전히 받아먹으면 좋았잖습니까.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진짜 약만 먹였느냐?”
“뭐 내친김에 피도 좀 뽑긴 했죠. 화한독 연구 때문에 데려왔는데 그 값은 해야죠.”
와, 저 미친놈. 이불을 움켜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 아이가 정말로 약이 써서 거부했느냐, 아니면 네가 들이댄 칼에 놀랐느냐. 우리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자꾸나.”
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린대인은 다르구나. 망나니 아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린각주는 사려 깊었다. 어떻게 저런 아버지 밑에서 저런 아들이 나왔을까?
“아니, 생각해 보십쇼. 평생-이라고 해봤자 19년-은 아니고 뭐 넉넉 잡아 10년이라고 치죠. 아무튼 강산이 한번 변할 세월 동안 무기 쓰면서 산 놈이 의료용 소검을 보고 겁을 먹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지금 저 아이가 평소와 같더냐? 그 지옥을 겪었는데 날붙이를 두려워할만도 하지 않느냐! 자기밖에 모르는 놈. 저 아이를 여기까지 데리고 올 때 네놈이 어땠을지 빤히 보이는구나.”
임수는 울컥했다. 그 수모를 보지 않고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자 지금까지 꾹꾹 눌러 참았던 서러움이 한꺼번에 터졌다.
“날붙이를 두려워하기는 무슨. 그 날붙이로 내가 손목을 째 피를 짜줄 땐 무서워하기는커녕 아주 게걸스럽게 재촉했습니다!”
…날붙이가 날 향하는 것과 남을 향하는 건 다르지 않은가. 라고 임수는 변명했다.
“그리고 내가 무슨 납치라도 하고 협박이라도 했습니까? 묶어서 데려오지도 않았고, 쟤도 얌전히 따라왔습니다.”
아니, 잠깐. 그건 아니지. 임수는 입술을 실룩거렸다. 저 말엔 동의할 수 없었다. 물론 얌전히 따라왔는가, 난동을 부리며 왔는가 그렇게 조건을 건다면 얌전히 따라온 게 맞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황이 얌전히 따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얌전히 따라오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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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이었던 매령에서 임수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안도하지도, 기뻐하지도 못했다. 피로와 고통, 충격으로 잃었던 의식을 다시 깨운 건 끔찍한 고통이었다. 칼이 잔뜩 박힌 통에 갇혀 언덕에서 구르는 것 같았다. 아팠다. 지독하게 아팠다. 그래서 비명을 지르는데 원래 목소리가 아닌 이상한 짐승 소리가 나왔다. 놀라서 목을 만지려 손을 들었더니 하얀 털로 뒤덮힌 짐승 손이 보였다. 얼굴을 만지자 얼굴 역시 털이 수북했다. 두렵고 놀라서 비명을 지르는데 눈을 밟고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혀를 차는 소리도.
“거 되게 시끄럽네. 진정해. 안 죽어. 죽을 만큼 아프겠지만 네가 널 죽이지 않으면 죽지 않으니까 좀 닥치고 조용해 봐. 널 데려갈지 말지 결정해야 하니까.”
린신이었다. 랑야각 린각주의 아들. 몇 년 전 한번 만난 것이 인연의 전부였지만 임수는 첫눈에 알아봤다. 하긴 잊는 게 불가능하기는 하지.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강렬했으니까. 그런데 이상했다. 하얀 옷을 입은 사내의 머리가 짧았다. 귀를 간신히 넘기는 머리를 보며 임수는 고민했다. 혹시 저 자가 정신을 차렸나? 그래서 당당한 사내대장부의 길을 걷는 건가? 그렇다고 머리카락을 자를 필요까지야. 이로써 천지간의 도리가 조금 더 바로잡혔지만, 뭐든 극단적인 자로군. 하지만 임수는 린신이 호쾌하고 당당한 남아대장부로 다시 태어났다는 가설을 접어야했다. 그러기엔 걸친 옷이 바람에 지나치게 나부꼈고 치렁치렁했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짧다지만 간신히 모아 뒤통수에 묶은 옆머리 일부를 고정한 장식 역시 지나치게 화려했다. 역시 저 새끼는 이해할 수 없는 새끼라고 해묵은 원한을 곱씹으며 임수는 기존의 편견을 굳혔다.
고통이 다시 임수를 집어삼켰다. 예리한 칼이 파고들어 뼈를 도려내는 것 같았다. 바닥을 긁으며 소리를 지르는데 린신이 한숨을 쉬었다. 아쉬움과 본의 아닌 타협에 따라오는 실망이 물씬 묻어나오는 한숨 소리였다.
“어쩔 수 없지. 확실한 실재를 두고 불확실한 가능성을 쫓을 순 없으니까. 운도 좋은 새끼. 얌전히 입 벌려 봐. 일단 아프지 않게 해줄게.”
운이 좋아? 운이 좋다고? 임수는 기가 막혔다.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이 꼴이 안 보이나? 저 위의 시체 냄새가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뭐? 운이 좋아? 하지만 임수는 평소 성질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기엔 너무 아팠다. 지독하게 아팠다. 그래서 고통으로 뒤틀리는 몸을 간신히 잡아 누르며 입을 벌렸는데, 린신은 작은 칼로 자기 손목에 상처를 내더니 피를 임수의 입속으로 흘렸다. 임수는 너무 놀라 피를 뱉을 뻔했다. 사람 입속에 사람 피를 넣다니. 이 새끼, 미친 새끼가 맞구나. 욕을 하려고 소리를 낸 순간 입에 고였던 피가 목으로 넘어갔고 임수는 그대로 굳었다. 끔찍했던 고통이 순식간에 거짓말처럼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칼을 쑤셔 넣고 빙빙 돌리는 것 같던 고통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래서 임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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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을 마친 임수는 멋쩍게 입맛을 다셨다. 변명하자는 건 아니지만 그때 자기 반응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반응이었다. 죽다 살아나 짐승 같은 모습으로 변했고, 끔찍한 고통으로 괴로웠다. 아무리 정신을 다잡아도 이대로 가다간 미치겠구나 싶은 고통이었다. 그 고통을 가라앉히는 약을 찾았으니 매달리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서 임수는 그때 자기도 모르게 린신의 팔목을 잡고 입을 댔다.
그 순간을 떠올린 임수는 진저리를 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린각주에게 호소했다. 그때 린신 저 새끼가 저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십니까? 저 새끼는 절 밀지도 않았고, 놓으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손가락을 부러뜨렸죠. 네, 제 손가락을 부러뜨렸습니다. 강아지라도 어르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단호하게 잡고 똑똑 부러뜨렸습니다. 그리고 아파서 땅을 구르는 절 발로 차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랑야산으로 가는데 발만 무사하면 되니까 한번만 더 덤비면 양팔을 탈골 시켜 버리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저 새끼 정말 의원 맞습니까?
여기까지 오면서 임수는 발작을 종종 일으켰지만 린신은 그때마다 피를 주지는 않았다. 눈이 뒤집혀 제정신을 잃을 지경이 아닌 경우에는 참으라면서 임수를 방치했다. 차라리 정신을 놓는 게 낫지, 제정신으로 버티는 발작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해결 방법을 아예 모른다면 모를까, 이 고통을 지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임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날 린신에게 덤볐고, 그날 임수는 린신이 언행일치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군자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아주 뼈에 사무치도록, 말 그대로 뼈가 아리도록 깨달아야 했다.
빠진 양팔이 축 늘어져 보는 사람 어깨가 아플 정도로 기괴하게 덜렁거리고, 듣기에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을 질렀지만 린신은 눈 하나 깜짝 안했다. 정말이지 피도, 눈물도, 자비도, 인정도, 하나도 없는 놈-이 맞는 것 같은데 또 그렇다고 단정 짓기엔 애매했다. 오는 내내 탈골시킬 거라고 했지만 결국 나흘 뒤 접골해줬으니까. 털이 하얀 털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라고 툴툴거리면서. 하지만 그때 임수는 고마움도 안도도 느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이미 공포에 사로잡힌 후였다.
은인 중의 으뜸 은인은 바로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리고 린신은 임수에게 생명의 은인이었다. 고마우냐, 고맙지 않느냐고 물으면 고맙다고 대답할 의무가 있지만, 린신은 고마운 마음도 미안한 마음도 싹 사라지게 할 정도로 미친놈이었다.
임수는 얌전히 따라오지 않았다. 절대 그러지 않았다. 단지 살고 싶어서, 아니 그보다는 죽기 싫어서, 정확히 말하자면 죽어도 린신이 죽이는 상황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 싶어서 군말 없이 따라왔다. 그런데 이렇게 린각주가 편을 들어주자 그 동안 당한 수모가 떠올랐고, 눈물이 핑 돌았다. 참고 참았던 서러움이 밀려와 입술까지 떨렸다. 하지만 이런 일로 눈물을 보인다는 건 천하무적 천방지축 적염군의 우환, 아니 자랑 소년 장수 임수가 할 짓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며 눈을 깜박여 눈물을 거두려 했지만 도중에 노잣돈이 떨어져서 장터에서 춤과 재주를 부려 구경거리가 되어야했던 일이 떠올랐고, 결국 서러움은 뜨거운 눈물과 함께 왈칵 터졌다.
임수는 흘러내린 눈물을 손등으로 벅벅 닦으며 끄윽끄윽 서러운 울음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