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님 중위님 꽃같은 우리들의 중위님 8
2012. 12. 10. 20:21
소심늘보 Generation Kill/꽃 중위님 시리즈 View Comments
* 막둥이랑 중위님이 수상해 4
*거친 언어 주의
윈은 커피를 권하는 루디에게 빨리 가봐야 한다며 온화하게 사양했다. 그리고 레이는 그런 중사에게 매달려 호소했다.
“우리가 꼭 궁금해서만 이러는 게 아니지 말입니다. 물론 아주 궁금하지 않다는 건 아니죠. 아니, 존나 궁금해. 존나 궁금해서 똥구멍이 간질거린다니까요? 그래도 제가 이렇게 존나 바람 핀 남편 추궁하는 마누라처럼 안달하는 건 호기심을 채우려는 것보다는 숨 좀 쉬고 살고 싶다는 생존본능이지 말입니다. 저기 우리 아이스맨 꼬라지를 보세요. 아이스맨 좋아하시네. 이제 브랫을 젤러시맨이나 메데이아 좆버전이라고 별명을 바꿔야 해. 저렇게 나 지금 질투로 미쳐서 눈이 돌아갔소 하고 냉기를 풀풀 풍겨대니 우리가 못살겠다고요. 모두의 친구, 유쾌한 이 레이레이도 요즘 우리 병장님한테 말을 걸기가 무섭다니까요? 나 진짜 존나 미친 핏불 다섯 마리를 키우던 옆집 여자가 개새끼를 이끌고 내가 자기네 정원에 오줌을 갈겼다고 지랄발광을 했을 때보다 더 쫄았다니까요. 그러니까 중사님, 우리도 살려주고 아이스맨이 우리 소대를 얼려 죽여서 살인자가 되기 전에 저 인생도 좀 구제해 주세요. 근데 분명히 해둘 게 있는데, 제가 존나 아이스맨을 위해서 이러는 건 절대 아니지 말입니다. 브랫이 안됐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지 말입니다. 솔직히 지금 좀 고소해요. 사실 그동안 브랫이 얼마나 우리 중위님을 독차지했어요? 중위님이 누구하고 이야기하시면 눈에 불을 켜고 노려보다가 이야기가 좀 길어진다 싶으면 냉큼 중위님을 낚아챘잖아요. 그러고 보니 야, 왈트, 우리 막둥이가 네 복수 대신 한다. 와, 나 진짜 중위님이 월트 위로해주시는 꼴도 못 참고 빼앗아 가는 꼬라지를 보곤 누가 될진 모르지만, 우리 병장님 마누라 되시는 분은 성녀가 되거나 사리제조기가 되거나 병장님 머리에 총구멍을 내겠구나 싶었다니까요? 아니, 그때 쟤가 맛이 완전히 갔잖아요. 툭하면 Mk 19가 고장 나서 히스테리에 민간인도 쏴서 정신줄을 아예 놨는데 우리 중위님이 그거 위로해주시는 꼴도 못 참는 꼴을 보니……쯧쯧. 아무튼, 중사님 제발 무슨 일인지 알려주세요. 평소라면 브랫이 중위님 시간이 나실 때마다 냉큼 독차지했을 텐데, 우리 꽃 같은 중위님이 막둥이랑 무슨 비밀모의를 하는지 쟤랑 어울리느라 브랫을 처녀 사냥꾼이 처녀 따먹고 나 몰라라 하는 것처럼 거들떠보시질 않으니 소대 분위기가 존나 좆같지 말입니다. 중위님 결핍증에 걸린 브랫은 그냥 존나 좆같아. 갓파더에게 건의를 해서 저런 브랫은 바스당 테러리스트 소굴 한가운데 똑 떨어뜨려야 해, 아마 존나 지 성질대로 발광하다 혼자 하지(Haji: 메카 성지순례를 마친 무슬림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호칭. 젠킬에선 이라크인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임)들 멱을 수천 개 따고 이라크 사내새끼들 씨를 싹 말려버릴 거야.”
윈은 온화한 표정을 유지하며 레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 모습에 에반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브랫이 사병들에게 전설적인 존재라면, 윈 중사는 장교들이 제발 자기 부대 간부로 와달라고 기도하는 전설적인 부사관이라더니 과연 인내심이 남달랐다.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거야, 레이.”
레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윈은 걸어나갔다.
“그때가 언젠데요? 우리 소대가 전부 아이스맨이 내뿜는 냉기에 다 얼어서 뒈지고 난 다음에요?”
레이는 돌아선 중사의 등을 향해 애타게 외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대신 레이의 목을 조르는 브랫의 팔뚝에 가해지는 힘만 더 강해질 뿐이다. 한참을 버둥거리다 오줌을 싸버릴 거라는 협박으로 간신히 벗어난 레이가 켁켁 거리면서 투덜거렸다.
“아, 진짜. 중위님 앞에선 사소한 문제는 존나 신경 쓰지 않는 척, 존나 쿨하고 대범한 척 존나 사랑에 빠져 이미지 관리하는 호모처럼 똥폼이란 똥폼은 죄다 잡아놓고, 험비도 잘 몰고, 길도 잘 찾고, 존나 죽여주게 무전도 잘 잡는 레이레이한텐 왜 이렇게 쫌팽이처럼 구신대? 가오잡으려면 존나 일괄적이든가! 진짜 중위님을 빼앗긴 아이스맨은 존나 쫌생이라 병장님의 절친 레이레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고요!”
다시 목을 조르기 위해 팔을 뻗는 브랫에게 레이는 쫙 펼친 손바닥을 내보였다.
“나 30분 전에 딸치고 손 안 씻었어요.”
얼굴을 일그러뜨린 브랫은 조금 전 레이가 쥐고 몸부림쳤던 자기 팔뚝을 새삼스럽게 보며 투덜거렸다.
“네놈 새낀 전생에 존나 스컹크였을 거다, 망할 새끼야.”
“존나 섹시해서 숲의 암컷이란 암컷은 죄다 후리고 다닌 섹시한 스컹크요?”
샤핀이 고개를 저었다.
“저 새끼는 죽어도 저승사자가 저 새끼 정신없는 이빨까기에 질려서 그냥 버릴 거야.”
레이는 컵에 남은 커피를 단숨에 마시더니 일어났다. 그리고 험비에서 군장을 꺼내 완전무장했다.
“뭐 하냐?”
“다들 덩치만 컸지, 속은 겁쟁이 계집애라니까. 덩치랑 근육이 존나 멋진 해병의 기준이라면 엔시노맨은 해병 중의 해병이게? 해병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기다리렴, 브라보2 애새끼들아. 존나 용감한 진정한 싸나이, 이 레이레이 아빠가 대체 무슨 일인지 알아보마.”
“새꺄, 번번이 실패해놓고 뭘 잘난 척이냐?”
“닥쳐 새끼야. 이번엔 틀림없어.”
완벽하게 군장을 갖춘 레이는 야유를 뒤로하고 보무도 당당하게 네이트와 크리스텐슨이 사라졌던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씩씩하게 나섰던 레이는 약 한 시간 반 뒤 얼빠진 얼굴로 돌아왔다. 그리고 몰려들어 무슨 일인지 알아냈냐고 성화하는 전우들이 보이지도 않는지 멍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다 발악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희생양은 월트였다.
“망했어, 난 존나 망했어. 난 게이가 돼버렸어. 내 게이바. 전국 체인망으로 키워 돈을 싹쓸이할 내 게이바! 존나 큰 좆이 존나 에로틱한 황금 물줄기를 내뿜는 내 골든 스트림! 망했어. 망했어! 게이바를 열면 뭐해, 게이가 된 난 존나 거기 오는 게이를 다 따먹을 거야. 그럼 게이들은 정력왕 레이레이를 차지하려고 맨날 쌈박질을 하겠지. 그러다 결국 게이바는 쫄딱 망할 거야. 중위님은 너무해! 호모에로틱 사업으로 존나 부자 한 번 돼보겠다는 이 레이레이의 소박한 꿈을 어떻게 이렇게 처참하게 짓밟으실 수 있지?”
다음 희생양은 에반이었다.
“기자 양반. 전에 내가 중위님 팬클럽 만들면 1호 회원이 되겠다고 했죠? 그거 다시 생각해보셔. 우리 중위님은 존나 주변 사람을 싸그리 호모로 만들어버리는 존나 마성의 중위님이셔. 국방성은 우리 중위님을 연구했어야 해. 그럼 존나 치명적인 살상무기 대신 존나 무시무시한 호모에로틱 게이가스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거 하나 터뜨리면 하지든 우리든 사담이든 부시든 존나 좆에 환장해서 떡 치느라 전쟁은 그냥 존나 물 건너 갈 거야. 와, 그럼 그야말로 호모에로틱 러브이즈피스 히피스러운 세계평화가 찾아오는 거잖아? 노벨상은 상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해. 존나 호모에로틱 월드피스상을. 그리고 우리 중위님한테 주는 거야.”
얼굴에 튄 침을 닦는 월트와 애매한 얼굴로 난처해하는 에반을 보며 가르자가 진지하게 말했다.
“저 새끼, 드디어 미쳤나 봐.”
“언젠 안 미쳤냐?”
샤핀이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브랫이 에반의 멱살을 틀어쥔 레이의 손을 떼어내고 나서야 에반은 레이에게서 간신히 해방될 수 있었다. 레이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불쌍한 내 여친. 귀국해도 난 이제 내 여친이랑 존나 화끈하게 뒹굴 수 없는 몸이 됐어. 빌어먹을. 기자 양반, 그년 이름이 뭐였죠? 노래로 선원을 홀려 물에 빠뜨려 죽이는 년요.”
“세이렌 말예요?”
레이가 손으로 쥐었던 옷을 난처한 얼굴로 내려보며 에반이 대답했다.
“존나, 우리 중위님 어머니나 할머니가 세이렌이었나봐.”
“ 새끼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레이는 넋 나간 얼굴로 웅얼거렸다.
“내가 존나 두 사람을 완전 적진에 침투하듯 폼 나게 뒤쫓았잖냐. 물론 눈을 번득이며 날카롭고 예리하게 수색하면 자취를 쫓겠지만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겠다 싶어서 지나가던 보급중대 새끼를 협박해 두 사람 못 봤느냐고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층 하나를 통째로 회의실로 쓰는 3층에 있다는 거야. 그래서 갔지. 근데 하지 새끼들이 회의실이라고 해놓고 매음굴로 쓴 건지 무슨 복도에 출입문 말곤 창문 하나가 없더라고. 그래서 살짝, 진짜 존나 살짝 문을 열었는데, 안으로 잠긴 거야.”
“그래서?”
“그래서 옥상으로 올라가 줄 타고 벽으로 내려왔지.”
“존나 징한 새끼.”
“닥쳐, 새끼야. 아무튼, 그렇게 벽을 타고 내려왔는데 이게 창문마다 아주 꽉꽉 잠겼고, 커튼까지 꽁꽁 쳐진 거야. 와, 나 그때 존나 무섭더라.”
“뭐가 무섭냐?”
“얌마, 이렇게 꼭꼭 숨어서 진짜 둘이 뭐하나 생각하니 뒷목이 쭈뼛거리더라니까? 이러다 진짜 보여도 보면 안 되고 들려도 들으면 안 될 소리-그래, 매니멀 이 짐승 같은 새꺄, 떡치는 소리 말이다-를 듣는 거 아닌가, 등에서 식은땀이 좔좔 흐르는 거야. 그래서 야, 이거 존나 위험하다.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이거 괜히 괜한 거 목격했다간 내 정신이 홀라당 나가겠구나 싶어서 존나 튀려고 다시 줄 잡고 올라가려는데…….”
“그랬는데?”
매니멀을 침을 꿀꺽 삼켰다.
“듣고 말았어.”
“뭘?”
“우리 중위님의…….”
소대원 전체가 마른침을 삼켰다.
“노랫소리를.”
잠시의 침묵이 내려앉고 그 침묵이 걷히며 소대원들은 평소에도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전우를 비난했다.
“눈뜨고 꿈꿨냐? 새꺄?”
“다이어트 약 좀 작작 처먹어.”
레이는 전우들에게 손바닥을 펴 보였다.
“드럽게. 야 손 치워. 니 좆 냄새 난다.”
“아씹. 그게 아니라 손을 보라고.”
레이의 손을 로프 자국으로 빨갛게 부어있었다.
“내가 존나 게이가 됐다고 했지? 와, 나 존나 우리 중위님 노랫소리에 홀려서 1시간 동안 줄에 매달려 있었다고! 난 끝났어. 아무리 중위님이라도 같은 거 달린 인간 노랫소리에 넋을 놓다니. 난 진짜 끝났어. 난 존나 게이가 돼버렸다고!”
구슬퍼하는 레이를 보며 샤핀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거봐, 대대장 그 정신 나간 새끼가 노래자랑을 여는 거라니까?”
로벨과 릴리가 레이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무슨 노래 부르셨는데?”
“어땠냐?”
레이가 참담한 얼굴로 대꾸했다.
“우리 할머니가 흥얼거리던 노랜데 제목은 잘 모르겠어. 그리고 어땠냐고? 어땠냐고!!!”
레이는 양손을 펴 보이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존나 홀려서 1시간이나 매달렸다고 했지! 와 씨발, 진짜 우리 중위님 장난 아니었다고! 완전 꽃 바람에 솜사탕에. 엔시노맨 그 머저리가 막둥이를 대표로 뽑은 건 진짜 잘한 거야. 유일하게 잘한 짓이야. 우리 중위님이 대표로 나갔다간 아마 대대 전체가 우리 중위님 천막이나 침낭을 노릴 거야. 우린 그 새끼들 쫓느라 험비에서 Mk 19랑 Mk 50을 떼서 존나 중위님 천막 앞에 세우고 불침번을 서야 할 거라니까? 마틸다에서 불렀던 노래? 야 그건 좆도 댈게 아냐. 우리 중위님이 거기에선 목소리를 쫙 깔고 부르셨잖냐. 그런데 조금 전엔 원래 목소리로 부르셨다고. 상상이 되냐?”
모두는 잠시 생각했다. 잡음이 심한 무전기에서도 맑고 또렷하던 픽 중위의 음성을. 그리고 레이를 부럽다는 얼굴로 쳐다봤다.
“야, 씹. 존나 부러운 새끼.”
“그래 새끼야. 내가 비록 게이가 되긴 했지만 존나 이 구역의 승리한 게이 레이레이님이시다.”
그리고 레이는 과연 정말로 진짜 대대장이 노래 경연대회를 연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에반에게 가 구시렁거렸다.
“아, 존나. 나 진짜 게이가 될까 봐. 그럼 저 눈초리를 받는 게 덜 억울할 텐데 말예요.”
레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 브랫이 크리스텐슨을 노려보던 시선의 무시무시함을 정확히 70%출력해 레이를 이글이글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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